질투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오늘은 형제자매 간 질투를 감정코칭으로 풀어내는 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예정입니다.
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가장 자주 부딪히는 고민 중 하나는 질투입니다. 첫째는 둘째가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끼고, 둘째는 성장하면서 형이나 언니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이 질투는 때로 싸움이나 고집, 말대꾸, 심술 등으로 표출되며 부모의 스트레스를 키웁니다.
많은 부모들은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잘못했어?”, “먼저 사과해!”, “형은 양보해야지”, “언니는 참아야지” 같은 훈육 중심의 대처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아이들 마음속의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을 건드리지 못한 채, 순간적인 행동만 억누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감정은 해결되지 않은 채 마음속에 쌓이고, 형제 간 경쟁과 갈등을 키우게 되죠.
감정을 잘 읽어주기: “질투해도 괜찮아”라는 신호 보내기
형제 싸움이 벌어질 때 부모의 첫 반응은 대부분 “너 왜 그래?”, “그만해!”, “네가 먼저 사과해”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잘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코칭의 첫걸음은 아이의 감정을 정확히 읽어주고 말로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엄마는 맨날 동생만 예뻐해!”라고 울거나, 둘째의 장난감을 빼앗아 화를 낸다면 부모는 이렇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네가 엄마가 동생만 챙기는 것 같아서 속상했구나.”
“동생이 네 물건 가져가서 화났구나.”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생이니까 좀 참아야지.”
“네가 형인데 왜 그래.”
이런 말들은 아이가 느끼는 질투나 분노의 감정을 ‘나쁜 것’으로 규정해버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부끄러워하거나 억누르게 만듭니다. 하지만 질투는 매우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문제는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이지, 그 감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마음속에서 “엄마는 내 감정을 알아줬어”라고 느낄 때, 마음의 문이 열리고 갈등을 풀 준비가 됩니다.
감정의 원인을 찾아주기: 질투의 뿌리를 이해하도록 돕기
질투를 단순히 “형이라서, 동생이라서”라고 생각하면 갈등의 본질을 놓칠 수 있습니다. 각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욕구와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는 둘째가 태어나면서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둘째는 첫째보다 뒤처지면 부모에게 덜 사랑받을까봐 경쟁심을 가집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두 번째 단계는 질투의 뿌리를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둘째에게 장난감을 안 주려고 한다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혹시 네가 좋아하는 걸 뺏길까봐 걱정돼?”
“엄마가 네 물건을 소중히 안 여긴다고 느꼈어?”
둘째가 첫째를 따라하려고 하다가 혼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죠.
“형이 잘하는 걸 너도 잘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형처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
이런 질문들은 아이에게 “내 감정을 이렇게까지 이해해주는구나”라는 느낌을 줍니다. 동시에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기회를 줍니다. 감정코칭은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기 마음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기: 경쟁 대신 연결감을 키우기
마지막 단계는 아이에게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질투는 형제 간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이를 행동으로 표출할 때는 타인을 해치거나 물건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배워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단순히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풀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첫째가 둘째의 장난감을 부러뜨리려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네가 화난 건 알겠어. 그런데 장난감을 망가뜨리는 건 동생에게 상처 줄 수 있어. 화났을 땐 엄마한테 와서 말해줄래?”
둘째가 첫째의 물건을 몰래 가져가려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형 물건이 부러워서 갖고 싶었구나. 그런데 몰래 가져가는 건 형이 속상할 수 있어. 형한테 빌려달라고 말해보는 건 어때?”
또 부모는 의도적으로 형제 간 연결감을 키울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첫째에게 “동생이 네 그림을 멋지다고 하더라. 너한테 배우고 싶대”라고 전하거나, 둘째에게 “형이 네가 잘했을 때 칭찬해줬던 거 기억나?”라고 말해주며, 서로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연결될 수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세요. 부모가 형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공평한 사랑이 아니라, 각자가 특별하다는 확신과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감정코칭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형제자매 간 질투를 감정코칭으로 다루는 것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여러 번 부딪히고, 부모도 그때마다 다시 감정 읽기와 공감, 연결의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질투를 없애려 애쓰지 말고, 그 감정을 건강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모가 먼저 질투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아이의 감정을 코칭해 나간다면, 형제자매는 갈등 속에서도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소중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들어주는 부모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