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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의 꿈과 악몽을 감정코칭 기회로 활용하기

by threejae23 2025. 5. 8.

아이의 꿈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어느 날 밤, 아이가 갑자기 울면서 잠에서 깨어납니다. “엄마, 무서운 꿈 꿨어!”, “괴물이 나를 쫓아왔어!”, “깜깜해서 무서웠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할 때, 부모는 깜짝 놀라거나 당황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그냥 꿈이잖아, 괜찮아”라며 얼른 달래고 재우려 하고, 어떤 부모는 “별것도 아닌 걸로 왜 그래”라며 지나쳐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꾼 꿈과 악몽은 단순한 잠재적 뇌 활동이 아닙니다. 어린아이의 꿈은 그날 있었던 일들, 마음속 불안, 혼란, 두려움을 반영하는 마음의 거울과도 같습니다. 잠자리에서 겪는 무서움과 혼란은 아이에게 중요한 감정 경험이고, 이를 부모가 잘 다루면 훌륭한 감정코칭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아의 꿈과 악몽을 감정코칭 기회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유아의 꿈과 악몽을 감정코칭 기회로 활용하기
유아의 꿈과 악몽을 감정코칭 기회로 활용하기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기

아이가 악몽에서 깨어나 울거나 불안해할 때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꿈은 진짜가 아니야”, “이제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자면 돼”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안심시키려 하지만, 이런 말들은 오히려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고 외면하게 만듭니다.

감정코칭의 첫걸음은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잘 읽어주고,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서운 꿈 꿨구나, 얼마나 놀랐을까.”

“괴물이 나오는 꿈을 꿨다니 정말 무서웠겠네.”

“엄마가 옆에 있어서 괜찮다고 해도 마음은 아직 무서울 거야.”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내 감정을 부모가 인정해주고 있구나라는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풀리고, 마음속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꿈의 내용을 다정하게 함께 탐색해보기

감정을 인정하고 아이가 조금 진정되면, 그다음 단계는 꿈의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며 탐색해 보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종종 아이의 악몽을 피하려 하거나 빨리 잊게 하려고 하지만, 사실 아이의 꿈은 그날 있었던 일들, 마음속 두려움과 바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창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괴물이 나오는 꿈을 꿨다고 했지? 괴물은 어떻게 생겼어?”

“그 괴물은 너한테 뭐라고 했어?”

“꿈에서 어디에 있었어? 누가 있었어?”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꿈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게 해 보세요. 단, 아이가 이야기하기 싫어하면 강요하지 않고, 말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풀어내도록 기다려줍니다.

꿈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는 스스로도 자기감정을 정리할 기회를 갖습니다. 예를 들어 “괴물이 무서웠어”라고 말하면서 단순히 ‘꿈’이 아니라 내가 느낀 두려움에 대해 다루기 시작합니다. 부모는 이때 “그럼 다음에 괴물이 나오면 우리가 뭐라고 말해볼까?”, “엄마가 괴물을 물리쳐줄까?”, “꿈속에서 우리 가족이 같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같은 다정한 상상을 함께해 보며 아이의 불안을 조금씩 덜어줄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감정을 다루는 습관 만들기

마지막 단계는 악몽 이후에만 감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잠자리에서도 감정을 다루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은 잠들기 전 혼자 어둠 속에 누워 있으면 그날 겪은 일들을 떠올리며 마음속 불안을 키웁니다. 이때 부모가 하루를 정리하고 감정을 정돈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면, 악몽이나 밤중 불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잠자리에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늘 뭐가 가장 즐거웠어?”

“오늘 속상했던 일은 뭐였어?”

“혹시 오늘 걱정됐던 일이나 무서웠던 일은 있었어?”

부모가 이런 질문을 해주면 아이는 마음속 감정을 꺼내고, 부모는 그 감정을 받아주며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걱정 많이 됐겠네” 하고 공감해 줍니다. 감정코칭은 특별한 대화법이 아니라, 이런 작은 일상의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또한 부모는 잠자리를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어두움을 무서워한다면 작은 무드등을 켜주거나, 잠들기 전 함께 책을 읽어주거나, 부모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잠들 수 있도록 해주세요. 부모의 다정한 존재감을 느끼며 잠드는 아이는 마음속 불안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유아가 악몽을 꾸거나 잠자리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것은 결코 ‘별것 아닌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가 하루 동안 마음속에 담았던 감정과 두려움이 표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꿈과 악몽을 감정코칭의 기회로 삼는다면, 단순히 불안을 달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오늘 밤, 아이가 “엄마, 무서운 꿈 꿨어”라고 말해오면, 한숨 쉬며 “또?”라고 반응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라고 생각해 보세요. 부모의 따뜻한 공감과 다정한 코칭은 아이가 꿈속 괴물과 싸우는 힘이 되어줄 뿐 아니라, 현실에서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